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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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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효의 의료칼럼> ‘탈모 바로 알기’ (8)모퓰리즘를 바라보는 탈모 의사의 단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1-13 15:07:37






[국민생각] 60여일을 앞둔 대선에 최근 가벼운(?) 이슈 하나가 있었다. 소위 ‘모퓰리즘’ 이라 불렸던 탈모 환자들을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눈물겨운 선의(?)의 경쟁 말이다. 모퓰리즘 논란의 시작은 더불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탈모약의 급여화를 이야기 하면서이다. 청년 간담회를 통해 탈모로 고통 받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즉흥적으로 내뱉은 이야기라 생각된다. 필자도 종종 칼럼의 첫 문구로 쓰곤 하는 ‘탈모 인구 천만 시대’가 그들의 이목을 끌었으리라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여러 전문 단체 등에서 비현실적이다는 지적에 대해 천 억 정도 예산을 더 편성하면 된다는 식의 대응이다. 천억이 민주당의 혹은 후보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국민의 지갑에서 나온다면 그렇게 쉽게 이야기 하지 않았어야 한다. 그리고 즉흥적으로 이야기하기 보다는 관련 단체에 가능성에 대해 타진하고 진지한 고민 후에 발표했어도 늦지 않았다.


점입가경인 것은 부산을 지역구로 하는 하태경 국회 의원이 탈모인에게 희망은 모발 이식이라며 모발이식의 급여화를 이야기 하며 본인이 먼저 탈모 치료의 급여화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공을 빼앗겼다는 식의 공약 발표로 대응 한 것이다. 일부 비정상적인 진료를 일삼는 의사들도 부끄럽고 개혁의 대상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나 물에 빠지면 입만 둥둥 떠다닐 정치인들의 현실 인식과 매번 선거철만 되면 남발되는 공약의 허와 실은 반드시 따지고 넘어가야 하는 이 시대의 큰 문제이다.

탈모 천만 시대. 그 근거 자료는 정확하지 않다. 탈모라고 하는 것이 너무 포괄적이며 질병으로서 접근할 수 있는 범주는 원형탈모증 정도로 이 경우 스테로이드를 병변에 주사하는 치료가 급여화 되어 있는 수준이며, 심지어 그 외의 탈모치료는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는 미용 시술에 해당한다. 현 문재인 정부에서 만들어 낸 정책이다. 천 만이라고 하는 막연한 수치는 2000년 대 후반 모발 관리, 가발이 유행하던 시절 관리업체나 제약회사 등이 제공한 수치이며 건강보험공단이나 통계청에서는 탈모 인구를 집계하지는 않는다고 하니 예상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건강보험공단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는 진료 받은 환자의 숫자인데 2001년 10만 3천명에서 2019년도와 20년도 23만 3천명이 진료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숫자에는 원형탈모증, 휴지기 탈모증, 안드로젠성 탈모증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진료 받은 환자들이고 일반적으로 백인의 경우 남성의 약 50%, 국내의 경우 약 20% 정도가 안드로젠성 탈모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성의 경우도 남성의 80% 정도는 발생한다는 점으로 짐작하자면 천 만 명이라는 숫자가 틀리다 할 수는 없겠다.

몇 년전 원형탈모증 치료 중의 하나인 DPCP 감작치료가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DPCP라는 약물이 화학약물로 등록되어 있어 치료로 시도해 볼 수 없었다는 점이 문제로 제시되었던 것이다. 중증 원형탈모증에서 다른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시도할 수 있는 치료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말이다. 또한 스테로이드가 아닌 면역억제제를 함께 혹은 단독으로 사용하여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줄여 심각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치료들도 삭감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동안 의료계에서 여러 중증 탈모에 대해 또한 많은 질병들에 대해 수가의 현실화와 항암 치료에서 급여의 현실화 등을 주장할 때는 들은 척도 하지 않던 정치인들이 ‘탈모인구 천만 시대=유권자’ 라는 인식으로 문재인 케어 이후 적자로 돌아선 보험 재정은 고려하지 않고 선심성으로 천 억 더 편성하면 된다는 식의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하물며 당선된다 하더라도 ‘아니면 말고~~’ 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필자만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응급실에 가면 응급도에 따라 진료와 치료의 우선 순위가 결정된다. 감기 환자가 더 많다고, 먼저 왔다고, 돈이 된다고 하여 교통사고로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미뤄 두고 진료하지 않는다. 의료 체계는 단순히 의료 시스템을 책으로만 공부하는 사람들의 머리 속 생각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판단해야 한다. 제한된 보험 재정을 가치 있게 써야 한다면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여 진지한 고민을 통한 정책이 필수이지 '탈모 쇼'를 펼치는 수준의 정치인들의 머리에서 결코 나오지 않을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글=강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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